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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아마존 모델 대세라고? 우리는 우리의 길 간다"

  • 경기본부장  (winnwinn)
  • 2019-08-23 10: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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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아마존 모델 대세라고? 우리는 우리의 길 간다"
"'치킨게임' 한국 유통시장서 오래 살아남는게 목표…지속가능 성장"

물류 혁신의 시작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상품 입고부터, 판매, 배송까지 책임지는 '풀필먼트'(Fulfillment)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전자상거래 물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풀필먼트는 '주문 이행'이란 의미로 고객의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피킹, 포장, 배송까지 하는 과정 전반을 말한다.

아마존의 성공이 국내 유통 업계에도 위협으로 다가오자 국내 기업들은 도심 외곽에 거대한 물류창고를 짓고 상품을 직매입하며(지금의 아마존은 창고 임대) 판매와 동시에 출고를 준비하는 '아마존식 모델'을 도입했다.

하지만 과감히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간다'고 선언한 기업이 있다. 바로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대형 온라인 전용 물류창고를 짓는 대신 기존의 자원,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눈을 돌렸다. 비용은 줄이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홈플러스의 변신을 이끌고 있는 송승선 모바일사업부문장(상무)를 만나 홈플러스의 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삼성그룹 여성공채 1기, 롯데그룹 1호 여성임원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물류와 섬유, 화장품, 대형마트, 전자상거래 등을 두루 경험한 유통 전문가다.

◇"대형마트 후방, 풀필먼트 센터로"…비용↓·효율↑

"기존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후방을 풀필먼트 센터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는 세계 최초의 유통 모델입니다"

송 상무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홈플러스 계산점 안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다. 이달 중순에는 홈플러스 풀필먼트 센터를 안양점과 원첨점에 도입했다. 풀필먼트 센터는 일반 점포에 물류 기능을 강화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개념이다.

이마트의 SSG닷컴과 롯데마트,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내로라하는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를 따로 건립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송 상무는 "별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점포 기반 배송과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아마존과는 사업 환경이 다르고 아마존이 식료품에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남이 하는게 좋아보인다고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 우리가 잘하는 걸 꾸준히 잘 챙기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온라인 커머스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계산점은 겉보기에 평범한 대형마트지만 지하 주차장 한쪽에는 배송트럭 50여 대가, 그 앞에는 1000여 평 규모 풀필먼트 센터가 들어섰다.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컨베이어 벨트가 전체 온라인 주문량의 70%를 차지하는 '핵심상품' 3000여 종을 쉼 없이 나르고 나머지 1만7000여 종은 직원이 일반 매장에서 담아(Picking)온다.

홈플러스 풀필먼트 센터의 가장 큰 강점은 비용 절감이다. 경쟁사들이 물류센터 한 곳을 짓는데 수 천억원을 사용하는 데 반해 홈플러스는 60~70억원 수준으로 매장 내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한다. 건축 기간 역시 물류센터가 2~3년이 걸리는 반면 매장 내 풀필먼트 센터는 7개월이면 충분하다.

또 매장 내 자리한 홈플러스 풀필먼트 센터는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배송할 수 있어 신선식품의 신선함을 지키면서도 유류비 등을 아낄 수 있다. 도심 인근에 물류센터 부지를 마련하기 어려운 국내 사정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대형마트 안에 있는 풀필먼트 센터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를 받는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밤 시간대나 의무휴업일에는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요즘 유통업체들이 속속 도입하는 '새벽배송'도 불가능이다.

송 상무는 "홈플러스는 온라인 물류 기능이 있는 점포 수가 업계에서 가장 많고 후방이 넓어 점포가 근거리 배송기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교통 체증을 피해 밤이나 새벽에 배송할 필요는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홈플러스는 2021년까지 온라인 물류 기능이 있는 점포를 현재 123곳에서 전 점포 140곳으로, 풀필먼트 센터는 총 10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6000억원 수준에서 2021년 2조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다만 당분간은 수도권 외 지역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할 계획은 없다. 송 상무는 "지방은 이동 거리가 멀어 풀필먼트 센터를 세웠을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지금처럼 개별 점포에서 지방의 온라인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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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8.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속가능한 성장'하는 자가 1위…잘 살아남는 게 목표"

"지금 한국 유통시장에는 아마존이 들어와도 힘들 듯합니다. 좁은 시장에서 쟁쟁한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누가 죽어야 시장이 정리된다고들 하는데 저희는 '죽지 않고 오래도록 잘 살아남는 게' 목표입니다"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은 2007년 이후로 꾸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다수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적자를 내거나 광고 수입에 의존해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그 비결에 대해 송 상무는 "기존 홈플러스 오프라인 사업의 소싱력을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고객 특성상 객단가가 높다"며 "또 물류센터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고객들은 주로 '장'을 본다. 한 번 장을 볼 때 평균 17개 품목을 구매한다. 여기에는 이윤이 적게 나는 상품과 많이 나는 상품이 함께 담기면서 홈플러스에는 적절한 이윤이 남는다. 평균 객단가는 6만5000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송 상무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장 환경 속에서 '미래'를 바라보며 적자를 감수하는 것보다는 오늘에 맞는 사업을 현명하게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자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여러 모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홈플러스는 유통업계 1위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송 상무는 "적자가 크게 나더라도 매출이 커지면 업계 1위일까"라고 반문하며 "1위의 뜻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 1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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